
4시 30분, 너무나 이른 시간에 잠이 깼다. 예전 서티벳 자전거 여행할 때도 그랬지만, 고도가 높아서인지 깊은 잠 들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밖은 캄캄하고, 춥고 할 수 있는게 없다. 다시 잠을 이루려고 해도 잠이 올리 없다. 도대체 지금 나는 내 이런 곳에서 이러고 있는 것일까? 그저 날이 밝을 때까지 그레고리 잠자처럼 하나의 벌레가 되어 침낭속 버티기에 들어간다. 새벽 어스름 어제 밤 나에게 침대를 내준 친구가 맨바닥에서 잠들어 있다. 아이고, 미안하고 고맙다. 조금이라도 얼른 나가주는 것이 객의 의무이고 예의이라... 조용히 주섬주섬 짐 챙기고 나그네는 또 길을 나선다. 6시 30분. BRO(인도 도로 공사)의 노동자 천막들 어제 밤 저들이 아니였으면 아마도 난 살아남지 못했을지도 모..

눈 속 깊이 빠져서 자전거 덕에 간신히 빠져 나왔지만 어디에 구조 요청도 못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수 도 있다는 두려움에 발 길이 잘 안 떨어진다. 그래도 정신 가다듬고 다시 길을 나선다. 저 언덕 넘어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 이제 거진 정상(Shinku la, 5050m)에 다다른 듯 싶다. 아, 드디어 싱쿠라 (Shinku la, 5050m) 올라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남걀 도르지 기다리다 마지막 끼니 떼우고 6시 30분 출발하여 이동거리는 고작 3~4키로 밖에 안되는데. 거의 6시간이나 걸렸다. 아무리 둘러봐도 세상에 살아 있는 생명이라고는 오로지 나 하나!!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들게 오른 정상이지만. 감상에 젖어서 지체할 수가 없다. 이제는 내리막이라고 하지만, 자전거 타고 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