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 끝에 낙이라고. 힘든 여행 끝에 닿은 마날리는 진정 떠나기 싫은 곳이었다. 출국 전에 이틀정도 여유가 있는데... 마날리에서 휴양하다 바로 출국할 것인가? 아니면 바라나시나 다른 인도의 유명한 관광도시를 한 번 들렸다 갈까? 언제 다시 인도를 올지 모르는데... 인도하면 맨 먼저 연상되는 타지마할 정도는 보고 가야하지 않을까? 먼저 델리 가는 버스표 부터 빨리 예약해야 한다. 다행히 마날리가 배낭여행자의 거리라 표 예매해주는 에이전시가 많이 있기는 한데... 수수료도 만만치 않고 원하는 날짜의 원하는 티켓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표 값도 그때 그때 천차만별... 인도는 무엇이든 기다림과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인도는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 적응하기 참 힘든 여행지다. 그래도, 인도가 나름 ..
라다크의 고된 자전거 여행 중에도 너무나 그리웠던 마날리... 마날리는 진정 여행자의 낙원이리라~~ 방 안 침대에 누운채로 창 밖으로 멋진 풍경 펼쳐짐 발코니에 나가면 고요한 설 산이 이렇게 짠... 의자 하나 놓고, 하루종일 아무짓 안하고, 밥 먹고, 햇볕바라기만 해도 행복 이렇게 멋진 방이, 단 돈 700루피(1루피는 대략 15원) 대략 10000원 조금 넘음 그나마 이것도 시즌이라 두배로 오른것이고, 비시즌에는 반값.. 시간만 충분하다면...인도 마날리야 말로 평화롭게 아주 저렴하게 쉬멍 놀멍하기 좋은 휴양지 아닐까 싶다. 이 정신없는 도시에도 이렇게 평화로운 숲길이 그 동안의 피로를 풀기 위해 마날리 만큼이나 배낭여행자들의 수렁인 바시싯에 노천 온천욕 하러감(무료) 동서양을 막론하고 목욕탕은 새벽..
4시 30분, 너무나 이른 시간에 잠이 깼다. 예전 서티벳 자전거 여행할 때도 그랬지만, 고도가 높아서인지 깊은 잠 들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밖은 캄캄하고, 춥고 할 수 있는게 없다. 다시 잠을 이루려고 해도 잠이 올리 없다. 도대체 지금 나는 내 이런 곳에서 이러고 있는 것일까? 그저 날이 밝을 때까지 그레고리 잠자처럼 하나의 벌레가 되어 침낭속 버티기에 들어간다. 새벽 어스름 어제 밤 나에게 침대를 내준 친구가 맨바닥에서 잠들어 있다. 아이고, 미안하고 고맙다. 조금이라도 얼른 나가주는 것이 객의 의무이고 예의이라... 조용히 주섬주섬 짐 챙기고 나그네는 또 길을 나선다. 6시 30분. BRO(인도 도로 공사)의 노동자 천막들 어제 밤 저들이 아니였으면 아마도 난 살아남지 못했을지도 모..
눈 속 깊이 빠져서 자전거 덕에 간신히 빠져 나왔지만 어디에 구조 요청도 못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수 도 있다는 두려움에 발 길이 잘 안 떨어진다. 그래도 정신 가다듬고 다시 길을 나선다. 저 언덕 넘어로 아무것도 안 보인다. 이제 거진 정상(Shinku la, 5050m)에 다다른 듯 싶다. 아, 드디어 싱쿠라 (Shinku la, 5050m) 올라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남걀 도르지 기다리다 마지막 끼니 떼우고 6시 30분 출발하여 이동거리는 고작 3~4키로 밖에 안되는데. 거의 6시간이나 걸렸다. 아무리 둘러봐도 세상에 살아 있는 생명이라고는 오로지 나 하나!!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들게 오른 정상이지만. 감상에 젖어서 지체할 수가 없다. 이제는 내리막이라고 하지만, 자전거 타고 신나게..
해가 뜨려면 한참 남은 이른 시간에 잠이 깼다. 뭐, 깊이 잠이 든 것도 아니지만, 다시 잠이 올 것 같지도 않다. 2미터*1미터 김장비닐 한 장 위에 마련한 잠자리. 그 좁은 공간을 벗어나는 순간 눈으로 수북히 덮힌 차가운 대지가 기다리고 있다. 이 황량하기 그지 없는 설산에서 밤새 내 체온으로 덥혀진 유일한 안식처인 침낭 밖으로 나설 마음이 선뜻 안든다. 하지만, 어여 일어나라! 이 여행의 종지부 싱쿠 라(Shinku la, Shingu la, Shingo la, 해발 5050m)를 넘어야 한다. 밤새 동상은 안 걸렸는지, 발가락부터 잠을 깨우고 꼼지락 꼼지락 일어날 준비를 한다. 최후의 결전을 위해 아껴두고 아껴둔, 마지막 남은 멸치국수로 끼니를 떼우고 돌무더기 쉼터 밖으로 나왔다. 이제는 또,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