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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여행기는 2019년 봄 인도 북부 라다크 오지 중에 오지 쟌스카 밸리를 여행한 후기입니다.

싱쿠 라(Shinku la, Shingu la, Shingo la, 해발 5050m)를 자전거로 넘는다고 하니 만다는 현지인은 하나같이 불가능하단다.
그래도, 나는 넘어야 한다.

다행히 아침에 만난 노인이 희소식을 전해 주었다.
싱쿠 라(Shinku la, Shingu la, Shingo la, 해발 5050m)를 넘기 전 마지막 마을인 
카르지아크(Kargyak, Kurgiakh)에서 사는 냠걀도르지라는 친구가 조만 간 싱쿠 라 넘어간다고 찾아가보라고.
무모하고 불가능했던 나의 여정의 살짝 희망이 생겼다.
과연 남걀도르지를 만날 수 있을까? 

만약에 이 곳을 다시 여행하게 된다면 기필코, 승마를 배워서 말 타고 여행하리라.

이 지역은 따로 정해진 길이 없다. 작년까지 있던 길도 올해는 사라지고,
강 바닥이 마르면 그 위로 새로운 길이 생기고
이 곳의 길은 자전거와 친하지 않다.

드디어 산 가랑이 사이로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 Gonbo Rangjon

이제 이 길 위에 마지막 마을 카르지아크(Kargyak, Kurgiakh)가 보인다.

4시 좀 넘어  카르지아크에 도착하였다.
한 아이에게 남걀 도르지의 집을 물어 보니
안내해 주었는데 엉뚱한 집이다.
다시 물어 물어 무거운 여행을 끌고 다니며 동네를 여기저기 뒤져
드디어 남걀 도르지의 집을 찾았다.
그런데, 남걀 도르지는 집에 없고 아버지가 맞이해 주신다.
여기서 자기집에서 하루 자고 아들 오면 내일 함께 가라고 권한다.
나야 별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고맙다고 하고 남걀 도르지의 집에 하룻밤 신세지기로 한다.
대충 밖에 짐 내려놓고, 집에 들어가는데, 천장이 너무 낮아, 허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다.
흙벽에 창도 제대로 없어서 토굴이 따로 없다.
잠시 남걀 도르지의 아버지와 잘 통하지도 않는 언어로 눈치로 애기를 나누는데,
여기서 하루 자고 내일  Lackang에서 하루 자고 모레 싱쿠라를 넘을 예정이란다.
이거 내일 넘는게 아니고 모레 넘는다고?
싱쿠라를 정확히 넘는다는 건지도 확신이 안든다.
괜치 여기서 시간을 허비 하는 것은 아닌지...
남걀 도르지를 기다리다 내일 출발할 것 인가.
조금이라도 해가 남았을 때 좀 더 전진하여 그냥 되든 안되든 나 혼자 넘을 것이냐??
아...고민된다.아.
아무래도 안되겠다.
여기까지 혼자 왔는데.
혼자 한 번 넘어 보자.
넘다 지쳐 기다리면 모레 남걀 도르지가 올라올 때 함께 넘으면 되지!

 

다시 짐을 싸고 길을 나선다.
마을을 벗어나는 길은 역시나 거칠다.

잠시 사이 해는 뭐 그리 급한지 벌써 숨 넘어 가고 있다.


무슨 이유였을까?
찰라이기는 했지만
안장 위에서 난생처음 무념무상의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하였다.

길은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안장에서 내려 걷게 만들정도로 험하다.

드디어 바로 눈 앞에 웅장하게 우뚝 선 Gonbo Rangjon

해는 이미 지고,
그 남은 자락이 하늘 한 켠에 드리운 7시 좀 넘어
버려진 목동들의 쉼터 발견
쉼터의 오물 좀 대충치우고 텐트치고 나니 벌써 하늘에 별 가득하다.
고단하고 힘든 하루였지만, 오늘도 바람을 피해 무사히 잠을 청할 수 있어 그저 고맙다.
오늘 밤이 쟌스카의 마지막 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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