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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림 >


비와 바람 세월이 빚은 아슬아슬한 작품.




< 단카르(Dankhar) 옛 곰파와 새 곰파 > 


단카르(Dankhar)에는 옛 곰파와 새 곰파가 있고, 옛 곰파에는 주지스님이 기거하시는 정도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에서 왼쪽에 황금색 지붕 사원이 새로지은 곰파, 오른쪽 절벽 위에 옛 곰파. 

당연 풍경은 절벽 위에 지워진 옛 곰파가 압권이다.







< 단카르(Dankhar)의 새 곰파에서  바라본 옛 곰파 >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안 자라는 척박한 곳에 저런 곰파를 짓고,  

곰파를 중심으로 마을 이루어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이 이방인의 눈에는 그저 경외 로울 뿐이다. 

다시금 종교도 없고 세속에 물든 나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믿음과 종교의 위대함을 실감한다. 










< 아빠와 동자승 > 


라다크는 국가행정구역상 인도에 속하나 기후, 지형, 언어와 종교가 티베트와 비슷하여 소티베트라고도 한다. 

특히 라다크인들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련 있는 종교는 티베트 불교(라마교)이다. 그들에게 종교는 삶 자체이고, 문화이고, 역사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가족의 한 명이 출가하는 것을 전통으로 하는 지역도 있으며, 출가하는 것을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자랑스럽게 여긴다. 

저 아이도 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 출가하였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 출가해도 세속과 아무리 손절하려고 해도 힘든데.  

한참 어리광부릴 어린아이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엄마 아빠가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을까. 

아이고야.... 

아빠 품에 안겨 그 동안에 쌓인 외로움과 그리움을 쏟아 내는 동자승이 너무나 애처롭고 안쓰럽다.  


저 또래의 유치원 다니는 세상 제일 예쁜 아들 녀석이 너무나도 보고 싶다. 

결국, 사무치게 보고싶은 그리움의 눈물을 가슴깊이 쏟아내고 말았다. 

아, 너무나도 가족이 보고싶다. 

너무나도....... 

당장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데, 여기는 인터넷도, 전화도 안된다. 

세상 밖과 연결될 방법이 없다. 

모든 행사를 끝내고 빨리 숙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데, 그마저도 올 때 타고 온 택시를 타고 가야 하기에 기다려야 한다. 

아, 자전거를 안 타고 온것이 조금 후회된다. 







< 단카르(Dankhar) 옛 곰파 > 

























< 홈스테이 주인아저씨(맨왼쪽)과 친구들 > 


홈스테이 주인아저씨의 고향이 여기 단카르(Dankhar)이고, 나중에 집을 지으려고 땅까지 사두었다고 자기 땅 구경시켜준다. 

여기 곰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곰파에 대해서도 샅샅이 잘 알고 있다. 

여기 저기 수행 방에 나를 끌고 다니며 구경시켜 준다.





발 디딜 곳 하나 제대로 없는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저 절벽을 넘어 다녔단다. 




< 인생은 아름다워 >


항상 마음에 품고 사는데, 실천이 쉽지 않네요...


 






법회도 거의 끝나가고





행사가 다 끝나고, 텅 빈 곰파 광장은 이제 아이들 놀이터 

이제 다들 돌아갈 시간. 

한시라도 빨리 숙소로 돌아가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어  

아침에 타고 온 택시에 일찍감치 제일 먼저 올라 어여 출발하기 만을 기다린다. 

흩어졌던 사람들이 하나 둘 타기 시작하여 거의 빈 자리 없이 자리가 다 찬 것 같은데 운전수는 시동도 걸어 놓고는 출발할 생각을 안 한다. 

운전수에게 왜 안 가냐고 재촉하듯 갸웃하고 묻자,  아직 한 사람이 안 왔단다... 

여럿이 이동하면 꼭 이렇게 민폐 끼치는 인간이 있다. 


어느새 다른 택시와 차들은 하나 둘 다 빠져나가고 이제 우리 택시 밖에 안 남았다. 

차 안에서 마냥 기다리기 갑갑하여 

차 밖으로 나와 광장 둔턱에 체념하듯 철퍼덕 앉아 

저 멀리 구름이 내려 앉은 산을 바라보는데... 

혼자 늦어서 민폐 끼치고 있는 인간에 대한 원망보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싶은 너그러운 마음이 슬며시 생긴다. 

아슬아슬한 화장실에서 응가 누다가 다리 헛디뎌 x통에 빠져 못 나오는 것은 아닌지...  

아님 아까 아빠 품에 안겨 울던 동자승 같은 아이를 떼어 놓고 와야 하는 가족은 아닌지... 

그렇게 너그러운 마음을 얻으니, 아까는 짜증나던 기분도 저녁 햇살처럼 한결 부드러워졌다. 

한 참을 기다리던 운전수도 이제는 더 이상 안되겠다 싶은지, 마지막 승객을 찾으러 나선다.  

민폐 승객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심심해서 함께 찾아 나선다. 

운전수는 오래지 않아 바로 마지막 승객을 찾았다. 


아... 

그 마지막 민폐 승객은... 

다름아닌 아빠 품에 안겨 흐느껴 울던 동자승의 아빠였다... 

아이도 아이지만... 

그런 아이를 떼 놓고 와야만 하는 아빠는 얼마나 애가 탈고... 

그래서, 다들 하염없이 기다리는데도 재촉하거나 불평하나 안 하고 있던 것이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느라 너무나 힘들었다.



<  Tashi khang 홈스테이 (Homestay) > 


아침(차 한잔) 과 저녁 포함 300루피 (비시즌 더블침대 기준) 

주인아저씨가 어느정도 영어 가능하시고, 상당히 친절하고 잘 챙겨주심.







< 홈스테이 앞 마당 풍경 > 


주인아저씨 성격답게 깔끔하게 정리된 앞마당. 

이 지역 주 난방재료인 소똥과 장작이 햇볕과 바람에 적당히 버무려져 잘 마르고 있다. 


어제, 처음에는 앞이 확 트여 멋진 설산 풍경을 독차지 할 수 있는 앞마당에 텐트 치려 했다. 

하지만, 그건 그냥 어설픈 낭만일 뿐... 

수시로 지나 다니는 인디언들의 눈 길을 피할 수 없고. 

앞이 확 트였다는 것은 바람도 거칠게 없다는 것이다.




< 홈스테이 안쪽 뒷마당에 친 텐트 > 


밤에 그렇게 바람이 거세게 불었는데도 담을 제대로 넘지 못하더라... 


오늘은 이마저의 노숙의 낭만도 싫다.  

먼지 나는 지저분한 땅바닥에서 자고 싶지 않다. 

그러면 너무나 우울할 것 같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텐트 걷고 방으로 짐을 옮겼다.





해거름이 되니 먼 산에는 아직 아쉬운 햇빛이 앉아 있는데, 

거대한 산 그림자에 갇힌 방은 캄캄하다. 

홈스테이 주인 아들에게 인터넷 좀 쓰고 싶다고 하니... 

카자(Kaza)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의 전기가 나가서 인터넷이고 뭐고 안된단다. 

일요일이라 발전소 직원들이 쉬기 때문에 당장 복구도 안되고...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아하... 빌어먹을... 너무나 가족이 보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오지 자전거 여행이 진정 힘든 거는...길이 험하고 넘어야 할 고개가 높아서만은 아니다. 

평상시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과의 완전한 단절이다. 

레콩피오(Reckong Peo)와 마날리(Manali) 사이 400km가 넘는 스피티 밸리에서 가장 큰 마을인 카자(Kaza)에서 조차 전력이 끊기기 일쑤이고, 인터넷은 고사하고 휴대폰조차 쓸 수가 없다. 

만약 여기서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그 소식을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바로 알릴 방법이 없다. 


캄캄한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하루종일 참았던 눈물을 한 바탕 쏟아내고 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대한 서러움도 눈물과 함께 좀 풀어졌다.




< 소박한 저녁 > 


소박한 저녁이지만 야채 스프 국물이 입맛에 거슬리지 않고 시원하다. 

덕택에 기분이 좀 나아졌다. 


갈 길이 아직 먼데 앞으로...사무치는 그리움을 어찌 참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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