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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라다크 자전거 여행 - 20_1 쟌스카 밸리 8 (Padum_Purne)

 

드디어
이 번 라다크 자전거 여행의 하이라이트 쟌스카의 깊고 깊은 속살로 들어간다.
돌이켜 보면 여기까지 오는데 참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번 여행 최고의 난코스인 싱쿠 라(Shinku la, Shingu la, Shingo la, 해발 5050m)를 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으나.
여기 파둠(Padum)부터는 최소 4~5일은 먹을거리를 구하기 힘들다.
인터넷은 고사하고, 전화도 안되며, 전기도 공급되지 않는다.
일주일은 외부와 단절되어 어떤 연락도 닿을 수 없다.
위급상항이 발생해도 달리 도움 받을 방법이 없다.
카길(Kagil) 이후 가족에게 안부를 못 전하고 있다.
무조건 오로지 나를 믿고, 절대 아프거나 다치면 안된다.

 

다시금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자전거 기름칠하고, 조이고, 닦고, 그동안 쌓인 먼지 툴툴 털어서 짐정리.
이번 여정을 위해 오랜동안 철저히 준비한 것 들이라 꼭 필요한 것 들만 줄이고 줄이고 또 줄이고했지만 참 깔끔하다.하하하
왼쪽 위 부터.
침낭, 수면내복, 침낭커버/간식거리, 겨울옷/ 텐트, 매트리스/ 우모복, 고어텍스상하의/ 양말속옷, 의자

 

이슬람과 티벳불교가 공존하는 좀 특이한 마을 파둠

 

핸들바 가방은 4~5일 동안 매끼 먹어야 할 라면으로 가득...

 

이번 라다크 자전거 여행이
눈이 덜 녹아
계절적으로 좀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데도 
쟌스카 밸리의 자전거 여행을 과감히 떠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조만간 여기를 관통하는 도로가 개설된다고 해서다.
그래서 인지 여기저기 한 참 공사중이다.
물론 인도의 특성상 그게 언제쯤 완성 될지는 알 수 없다.
길이 뚫린다고 하여 하루아침에 쟌스카의 웅대한 산과 강의 풍경이야 바뀌지는 않겠지만
오랜된 미래 라다크가 급변한 것 처럼...그 전에 덜 변화된 잔스카의 순수한 모습을 보고싶었다.

 

한 참을 넋을 잃고 바라본 아름다운 마을 풍경.
파란물이 뚝뚝 떨어질 듯 청명한 파란 하늘 아래
언제부터 쌓였는지 알 수 없는 만년설산을 뒤로
봄 볕에 만년설이 녹아 마을사이로 계곡물이 흘러 폭포를 이루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연초록의 들판과 이제 막 갓 피어난 미루나무의 꽃들
그리고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옥빛의 강물(Tsarap river)

 

 

길이 무너져 공사중이다.

 

이런 황량한 오지에 누가 맨 처음 들어왔을까?
어떻게 맨 처음 길을 내고 들어 왔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 이곳에 정착하여 마을을 만들었을까?

 

 

데쟈뷔처럼 다시 만난 아름다운 마을 풍경.
하지만 편리함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고되보인다.
무언가 생필품을 구하러 파둠까지 나가려면
마을에서 큰길(큰길이라고 해봤자..비포장 임도수준)까지 비탈길을 내려와 다리 건너 다시 급경사를 올라와야 하고.
휴...난 이미 집에서 큰길까지 나오다가 지치겠다.
그냥 다시 집으로 가야겠다.....으아..
저 비탈길을 또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어릴 적 어머니가 들려 준 애기가 저런 풍경이었다.
산 넘고 물 건너 10여키로는 그냥 걸어서 장에 나가 물건 팔고 사고했던
우리네 옛 풍경
아마도 도로가 포장되고 하면 이런 우리네 과거로의 여행도 어렵겠지..

 

저 멀리 말 타고 가는 현지인들
그래 여기는 말을 타고 다녀야 겠다.

 

 

또 다시 길을 막고 한 참 공사 중인 불도져...
그런데, 저 불도져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고..

 

또 또 길이 무너져 공사중이다.
무너진 흙더미를 치우려면 한 참이 걸리게 생겼다.
이 번에는 어찌 저찌 피해서 지날 갈 수도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계속해서 돌 무더기가 쏟아져 내리고,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저 아래 계곡으로 추락이다.
결국, 한 참을 기다려 
짐 다 풀어 하나씩 건너편으로 던져서 옮기고, 
자전거 옮기다 돌 무더기와 함께 주루룩 쓸려 갈 뻔 한 것...
일하는 인도인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넘다.

고맙소..

 

 

또 또 또 길이 무너져 공사중이다.
길 위에서 평생을 보내는 인도의 BRO( Border Roads Organisation) 노동자는 
끊임없이
이런 오지의 산을 깍고 땅을 메꾸고 길을 만든다.
열악한 길은 산사태로 계속 무너지고
다시 치우고, 메꾸고...계속
장비도 열악하다.
아마도 여기를 관통하는 도로가 개설된다고 해도...매년 이렇 듯 공사중일게다.

무너진 길을 넘고 나면 어김없이 오지마을이 나온다.
당연하지 마을이 없으면 길이 무슨 필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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