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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라다크 자전거 여행 - 20_2 쟌스카 밸리 9 (Padum_Purne)

 

본 여행기는 2019년 봄 인도 북부 라다크 오지 중에 오지 쟌스카 밸리를 여행한 후기입니다.

 

산사태로 길이 여러번 끊기는 것 같다가도
오르락 내리락 길은 계속 이어진다.
쟌스카의 깊은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길은 점점 거칠어져도 풍경은 반비례로 그지없이 평화롭고 아름답다.

<끊겨진 다리>
이 길이 끊임없이 무너지고 공사중인 이유일게다.
지금은 그져 평화롭게 유유히 흐르는 Tsarap 강

험난한 비포장 길은 사라질듯 하다가도 계속 이어진다.
저 멀리 이런 곳에 누가 살까 싶은 언덕에 몇가구 안되는 마을이 보인다.

 

 

 

길은 점점 더 거칠어진다.
바로 강 옆에까지 내려왔다가도, 절벽 위로 올라서고, 다시 내려오고 
쉽지않다. 그렇다고 우회할 길도 없다.
투덜거려도 소용없다.
모름지기 이런 험난한 오지 길과 마주할 때는
오로지 그 상태 그대로 힘겨움을 받아들이고 전력을 다해 뚜벅뚜벅 나갈 뿐이다.

 

마을도 드물고 몇 가구도 안되지만, 그나마 그 마을에서 조차 동 떨어진 절벽 위에 외로운 집 한채...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호밀밭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에 나오는 자연인의 삶을 추구하여 저기에 집을 지은 것도 아닐테고...
참으로 척박한 이 곳 환경에서 그나마 무언가 일구 수 있는 땅뙈기 때문일까?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는 저 위태위태한 외줄하나

Anmu Zanskar, Tashi Gatsal Home Stay, 역시나 영업하지 않는다.
새참이라도 먹으며 잠시 쉬어 갔을 텐데 그저 아쉽다.
물도 나오고 간만에 야영하기 좋은 터인데, 갈길 바쁜 나그네에게 하루의 여행을 마무리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하염없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도 고도는 점점 올라간다.
그림자도 이제 점점 길어지고
피로가 슬슬 몰려온다.
집중해야 한다.
아차하면 낭떠러지 저세상.

여기 쟌스카 밸리 자전거 여행을 준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 중에 하나가 내가 자전거로 가야할 길을 미리 검색해 두는 것이다.
당연히 종이지도 같은 것은 없고.
우리나라 카카오맵처럼 미리 로드뷰 같은 것은 꿈도 못꾸고.
구글어스조차 길 찾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괜찮은 앱은 Wikiloc 이라는 앱이다.
이런 오지를 여행한 이가 여행한 경로를 GPX로 앱에 올리면 그 경로를 볼 수 있는데.
다행히 나보다 앞서 여기 자전거로 여행한 이가 있었다.
여행 오기 전 그 친구의 경로를 구글어스와 매칭하면서 수 없이 이미지 트레이닝하였다.
그 친구의 경로로는 저 아래 위태 위태한 서스펜션 다리를 건너
저 비탈길을 올라 바듯이 사람 하나 지나 갈듯 말듯한 건너편 싱글 길로 안내한다.
맵스미(Maps Me)도 마찬가지다.
그 친구는 현지 포터를 도움을 받아서 다리를 건넜다고 하는데.
나는 도움을 청하려해도 당췌 사람이 보여야쥐..

조금만 헛디디어도 돌무더기 쏟아지는 길 같지 않은 길로 저 아래까지 내려갈 엄두도 안나고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저 위태위태한 다리를 도저히 목숨걸고 못 건너겠다.
후덜덜 다리를 건넜다고 해도 다시 저 삐알길을 무거운 짐 메고 오를 기력도 안 남았고.
길을 물어 볼래도, 개미새끼 한마리 안 지나가고...
해는 점점 기울고
난감하네...

한동안 어찌할지 망설이다.
차라리 물길 얕은 곳에서 도강할 생각으로 좀 더 나아가기로 한다.

좀 더 가다보니 
이쪽 편은 길이 아직 끊기지는 않았지만, 저기 험준한 산이 가로 막고 있고, 건너편에는 괜찮은 길이 보인다.
아무래도 건너편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좀처럼 도강할 만한 곳이 안 보인다.
다시 뒤로 돌아가 다리를 건너야 하는걸까?

이쪽 길보다야 나은 듯 싶지만 건너편 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역시나 포크레인으로 산을 깍아 길을 만들고 있다.

그냥 일단 좀 더 가보기로 한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설상가상, 길은 발목까지 빠지는 오르막 흙길
그 때 망망대해에 등대처럼 나타난 집 한채..

하루에 쓸 수 있는 체력이 100이라면
배터리 1% 남은 휴대폰처럼 언제 갑자기 꺼질지 모른채 간당간당 버티는 중.
코너를 돌아 올라가니 산 아래 Char 마을이 모습 드러낸다.
나는 건너편 Zamdang 마을로 강 건너가야 하는데...
일단 저 마을에서 오늘 하루밤 보내고 내일 도강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조금만 가면 될 것 같은 눈 앞에 마을인데도 힘겹다.
다행히 길에서 벗어나지 않은 곳에 천막 간이 찻집이 늦은 시간까지 운영 중이다.
마을까지 안 들어가도 되겠다. 길에서 채 몇 백미터 밖에 안되지만, 그 조차도 힘들다.


하루종일 여기 지나가는 이가 몇이나 된다고. 여기서 장사를 하는지 당췌 이해불가하지만.
어여튼 반갑고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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